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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오늘 할머니 방을 만들었어요.
작성자 이**
등록일 2000.04.24
할머니가 돌아가신지도 2달이 되어가네요.
무심한 손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가끔가다가 할머니가 보고 싶어요. 제가 할머니를 그리워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냥, 편히 가셨다는 안도감도 들지만, 할머님의 자리는 언제나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는 문득 달력을 보았어요. 이맘때쯤에는 시댁의 행사가 많거든요. 제사요. 그래서 계속 보았어요.. 5월, 6월, 7월,.... 계속 넘기는데, 메모 하나가 눈에 띄었어요. '울 할머니 생신' .....
달력에 메모를 적을때만 해도 할머니가 돌아가시리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코가 찡해 왔어요. 그렇게 할머니는 할머니의 흔적을 아직은 이 세상에 남기고 있어요.
편안 하시죠?
할머니는 편안히 계실거 예요.
할머니 돌아가신 날 제가 이사를 해서 미처 감정을 정리도 하기 전에, 할머니를 그 곳에 모셔 놓고, 또 정신없이 살다가, 달력을 보고, 이렇게 할머니를 추모할 수 있는 장소도 생기고,,,
참!! 할머니도 알고 계시죠?
언니가 임신을 했어요. 그토록 바라던 임신이라 모두들 기뻐하고 있어요. 제 기도 들어주신것 감사드려요. 그런데 언니가 입덧이 조금 심한가 봐요. 이왕 도와주신것 언니 입덧도 조금 수월하게 해주세요. 언니가 직장을 다녀서, 더 힘이 드나봐요.
할머니....
계실때 제가 심통 부린것 죄송하구요.
뒤늦은 후회지만,,,,,, 그래도 할머니는 열심히 사셨어요. 그걸 지금에서야 제가 깨달아요.
저도 열심히 살께요. 아니 열심히 살도록 노력할께요. 할머니 저 지켜주실거죠?
다음에 또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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