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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아빠...
작성자 김**
등록일 2000.04.18
TO. 아빠...

아빠. 저 유미예요. 아시죠?
어제 아빠 보구 왔는데... 아빠 나 온거 봤죠?
나.. 아빠 앞에서 안울려구 했는데... 아빠한테 잘못한게 너무 많아서 눈물이 나왔어요.
솔직히 핀하고 다니는거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싫고 쪽 팔렸어요. 한마디로 아빠를 부끄럽게 한 거죠.
정말 죄송해요. 어제 죄책감이 많이 들었어요. 이제 안 그럴거예요. 오늘도 아빠랑 같이 집을 나오고 학교도 왔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예요.
아빠 49제날까지... 아니 영원토록 아빠와 함께 할거예요....

며칠전에 친구가 아파서 병원갔다왔다는 소릴 들었어요. 피를 뽑았대요. 그때 아빠 생각났어요.
아빠! 아빠도 기억나시죠? 저 전에 강남 성모병원에 피 뽑으러 가던 날...
그때 피뽑는 아저씨가 혈관을 못 찾아서 계속 쑤셔대다가 손목 뼈 있는데서 뽑아서 손 부었잖아요.
그래서 아빠가 노량진쪽으로 가서 갈비탕 사주셨잖아요... 기억나시죠? 그때 얼마나 맛있었다구요...

아빠랑 함께 했던 시간을 비록 짧았지만 잊기엔 힘든 추억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집에 들어가면 아빠가 누워서 신문보고 있을것 같고 내가 머리빗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와서 머리카락을 주우시면서 꾸짖을것 같은데...
근데.. 집안 어디를 쳐다봐도 아빠가 안 보여요. 어디를 쳐다봐도 ....
엄마앞에선 일부러 내색 안하는걸 엄만 왜 몰라줄까요.. 나도 하염없이 울고 싶은데...
아빠를 부르며 목 놓아 울고 싶은데... 아빤 거짓말쟁이예요. 나 결혼할때 같이 손잡고 들어가신다고 해 놓구서 이렇게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그냥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아빠 가시기 전에 저한테 밉다고 하셨죠? 저 그게 제일 가슴이 아파요. 아빠... 아직도 저 용서 못하시는 거예요.
아직도 미운거예요... 아빠 화 풀렸다는 말 듣고싶은데...
아빠 나 정말 못된 딸이죠? 아빠 한참 아플때 귀찮아 하고, 짜증내면서 아빠 옆엔 가지도 않았죠.
아빠 돌아가시기 며칠전 학교 갔다와서 엄마가 아빠 들여다 보라는 말에 억지로 들어가서 봤어요.
그 때 "아빠! 나 왔어. 나 누구야"라고 했을때 아빠가 "유미"라고 했던게 아빠와의 마지막 대화였던것 같아요.
아빠의 그 말이 마직막이 될 줄 몰랐는데...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정도 얼마 나누지 못하고 거기다 아빠가 응급실에 갔을때 3시간이나 늦게 가고....
아마 저같은 불효녀는 없겠죠? 아마 아빠가 영원히 용서 못하실수도 있겠죠?
엄마가 말한것같이 아빠가 우릴 생각한만큼 우린 아니 저는 아빠를 생각하지 못한것 같아요.
아빠한테 아직 할 말도 많고 용서 구할것도 많은데.. 아빠랑 같이 놀러가고 싶은데도 많은데...
아빤 그 길이 뭐가 좋다고 그렇게 빨리 가셨어요. 아직 어린 저희를 두고 왜 먼저 가셨어요...
하지만, 아빠. 아빠를 원망하진 않아요. 아빠가 이곳보다 더 편한 하나님 곁으로 가셨으니까요.

아빠! 아빠 계신곳이 멀아 자주 찾아 뵙지 못할 거예요.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그래두 자주 가 드릴께요.
아빠! 아빠 살아계실때 편지로는 많이 했는데 말로는 아빠한테 직접 못한것 같아요.
아빠! 사랑해요... 진심으로 영원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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