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종합컨텐츠 청계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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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병혁 | 조회수 | 2479 |
등록 부서 | 정병혁 | ||
등록일 | 2011/10/21 20:53 | ||
사실 처음에 청계천을 답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수 없이 오가던 곳이었고, 그 곳에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단순하고 뻔한 내용을 들으러 가는것일까? 아니면 도심 내 수변경관에서 느낄 수 있는 단순한 정서를 얻고자 하는 것일까... 여러 생각들(주로 부정적인)이 교차되면서 저는 답사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이러한 의구심은 청계광장에서 교수님과 안내자분을 만나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평소에 단순한 하천 또는 어디론가를 향할 때 거치는 길로서 밖에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답사시간 내내 들었던 많은 것들은 저에게는 아주 생소하지만 재미있고, 신기하였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제 나름데로 답사 후에 다시 청계천을 바라보았을 때는 단순한 하천이 아닌 '살아 숨쉬는 컨텐츠의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문화적인 면으로 볼 때, 청계광장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은 청계천을 하나의 문화의 장으로 만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광장의 파급효과로 인하여 수 많은 다리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볼거리와 청계천 인도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공연들 또한 하나의 문화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방문했을때 이러한 공연을 관리자분들께서 막는 모습을 봤는데, 이러한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행해지는 자연스러운 공연들은 그냥 둬둬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길거리 문화가 도심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이러한 모습은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이여서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면으로 봤을 때, 예를 들어, 광통교와 그 밑을 구성하고 있는 강씨의 신장석 등은 자연스럽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컨텐츠가 되는 것 같다. 그 밖에도 수표교터나 정조반차도 등 굳이 박물관을 가지 않더라도 이 곳에서 쉬면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공부 할 수 있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하류 부분에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을 그대로 존지해둔 것은 청계천의 예전모습을 잊지 않고, 하나의 역사로 기억할 수 있는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어린이들처럼 청계천의 옛모습을 겪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옛 청계천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연적인 면입니다. 청계천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만큼 뻔하지만, 이 것을 빼고는 청계천을 논하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장 좋았던 것이 자연이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녹조를 그대로 둔다거나,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는 가지를 치는 최소한의 인위적인 관리를 함으로써 자연이 정말 자연스럽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식생뿐 아니라, 2급수의 청계천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어종들과 철새 중 하나인 청둥오리가 서식하고 있다는 점은 청계천이 단순한 계천을 넘어서 얼마나 자연이 잘 보존되고 있는지를 잘 증명해주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도심 내의 사람들에게는 정서적 안정을 주며, 외부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신기하고 생소한 하나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청계천을 둘러보고 느꼈던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청계천은 단순한 계천을 뛰어넘어 이제는 서울에서느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예전 청계천이 근대화를 대표하였다면, 지금의 청계천은 도심의 자연화를 대표하는 세계의 명소라고 생각합니다. 척박한 도심 내에서 사람이 자연과 함께 숨쉴 수 있는 몇 안되는 공간,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는 공간, 동시에 교육과 역사 등 다양한 컨텐츠를 지니고 있는 이 공간, 바로 청계천이야 말로 최대의 가치를 갖고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멋진 공간이 잘 유지될 수 있게 관리자분들께서 지금처럼 잘 보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답사 당시에도 조명과 식생을 정비, 보존하기 위해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니 꾸준한 그 모습 언제나 한결같았으면 좋겠고, 청계천 또한 더 나은 공간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통조경학과 정병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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